17번째 이별을 기대하며...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 문득 떠올립니다.
이곳에 모인 모두가 또다시 떠나갈 채비를 하는구나.
살며시 눈을 감고 지나온 기억 속에 잠겨보니
길었던, 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았던 나날들이
하나씩 퍼즐 맞춰가듯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눈을 뜨고 떠나갈 별들을 바라보니
짧았던, 하지만 그대들의 인고와 노력이 깊게 스며들어있는
나날들이 한대 모여 빛을 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모인 이 장소에는 어떤 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또 어떤 이의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마지막으로 이 별을 빛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빛이 마지막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을 빛냈던 이들은 모두 날아가 버리겠지만,
훗날 또 어딘가에서 빛날 별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별에는 좋은 일이 없다하지만, 우리의 이별은 기분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곳에 걱정과 아쉬움을 묻어둔 채 멋진 시작을 이룰 수 있길 소망합니다.